우연과 오해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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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ovel.naver.com/best/list?novelId=1119604공항에서의 첫 만남은 우연이었다. 호텔 레스토랑에서의 두 번째 만남도, 그 순간 맞선 상대를 착각한 것도 전부 다.
어쩌면 그 우연은 처음부터 악연의 시작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수연은 그렇게 생각했다.
“저기요. 지금 저랑 뭐 하자는 걸까요?”
“화났어요?”
“아까부터 자꾸 당연한 걸 물으시네요. 설령 제가 화난 게 아니라고 해도 설명하셔야 할 일은 많은 것 같은데요.”
“어떤 것부터 설명할까요?”
하지만 태준의 생각은 달랐다. 단 한 순간도 수연과의 우연이 악연의 시작이라고 여긴 적 없었으니까.
“선보기 싫다면서요. 저 남자는 이수연 씨가 마음에 든 모양이고. 쉽게 빠져나가긴 힘들 것 같은데 잠깐 나 이용해요.”
선의는 아니었다. 그건 그저 제가 먼저 수연을 이용한 것에 대한 대가였고 제 흥미를 동하게 만든 그녀에 대한 호기심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 한 방울의 호기심은 끝내 권태로 가득하던 제 삶에 깊게 스며 버렸다.
“난 이수연 씨가 좋은데. 이수연 씨는 여전히 내가 별로예요?”
“그렇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건데요?”
“죽어라 노력해야지. 이수연 씨 마음에 들 때까지. 나한텐 이제 이수연 씨가 전부인데.”
의도치 않은 시작이었다. 그러니 그 끝도 쉽게 짐작할 수 없었다. 이 우연이 끝내 악연으로 남을지, 아니면 그 반대가 될지.
2024-09-26 00:46:11 업데이트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