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x5 (파이브 바이 파이브)
작가
이소한
연재 링크
https://www.joara.com/book/1580016현대물 #일상물 #힐링물 #성장물 #1인칭시점 #코믹/개그물 #친구->연인 #청게 #첫사랑 #헤테로공 #강공 #능글공 #까칠공 #츤데레공 #초딩공 #사랑꾼공 #미남공 #미남수 #공이었수 #바이수 #짝사랑수 #강수 #무심수 #단정수 #헌신수 #상처수 #오해/착각
이지훈(공, 29)- 외국계 항공사 부기장. 엄마를 열다섯 살 겨울에 잃고, 야구를 그만뒀다. 눈치가 빠른 데다가 고집이 센 그는 더는 누군가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자신을 아프게 해도 괜찮을 만한 울타리 안의 사람들을 대폭 줄였다. 그에게 열여섯 살부터 울타리 안에 넣어둔 선욱이라는 존재는 절대 밖으로 내보낼 생각이 없는 소중한 친구다. 갑작스러운 선욱의 고백에 당황했던 그는 이내 상황을 파악하고 친구를 잃지 않을 최적의 해결방안부터 생각해내기 시작한다. 그게 비록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일일지라도.
지선욱(수, 29)- 서울지방청 수사팀 경위. 열다섯 살에 서울을 떠나 친할아버지가 사는 곳으로 전학 왔다. 지훈을 지켜보며 생긴 감정이 애틋함보다는 사랑에 가까웠다는 것을 서서히 깨닫게 됐지만, 그걸 고백할 생각은 접었다. “내가 그 시간 동안 너한테 사귀는 여자 이야기 한 번 못 들어본 거에 대해 생각을 안 해 봤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거 아니냐?” 지훈의 말을 듣고서야 더는 숨겨도 소용 없음을 깨닫고는 고백한다.
“맞아.”
어디가 시작인지 알 수 없는 본론부터 꺼내는 나에 설핏 인상을 찡그린 이지훈의 표정이 이내 빠르게 무표정해졌다. 더 말해보라는 듯 기다리는 놈을 바라보며 한 번 더 입을 열었다. 이해하지 못한 얼굴로 설명을 기다리는 놈을 바라보며 입술이 말랐다. 사막같이 말라붙은 혀를 움직이는 순간에야 나는 내가 지금 뭘 하려는지를 온전히 깨달았다. 그러나 후회는 의미가 없다. 놈도 바라지 않을 테다.
“나 남자 만나.”
이지훈은 예상했던 것처럼 그 흔한 멍한 표정조차 짓질 않았다. 나를 빤히 보다가 이내 뭐라도 말할 것처럼 입을 열려는 놈을 본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지훈이 뭔 말을 하려는 지는 몰라도, 들을 말보다는 앞으로 할 말이 중요했다.
“근데 너한테 여태까지 한 번도 그 이야기를 안 한 건.”
잠자코 입을 다문 이지훈의 얼굴을 보며 너무나 오래되어 녹이 슬어버린 것 같은 고백을 꺼내본다.
이런 말을 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다.
열아홉 살에, 스물세 살에. 그리고 언젠가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게 될 날이 오면 그때는 꼭. 그러니까, 한 번쯤은 말이야. 내가 내 입으로 너한테 직접 말하고 싶어서.
“내가 좋아한 남자가 너였거든.”
이지훈의 눈이 처음으로 흔들렸다. 마치 어떤 근육을 움직여서 반응해야 하는지조차 까먹은 것처럼, 입까지 멍하게 벌린 채로 날 응시하는 놈을 보니 웃음이 났다. 이 상황이 우습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미뤄뒀던 고백을 하는 이 순간은 결국 열아홉도 아니고, 스물셋도 아니고, 내가 너를 더는 사랑하지 않는 순간도 아니게 됐다는 게.
난 결국 이 순간마저도 이지훈을 너무 사랑해서 이딴 고백을 해야 한다는 게. 말은 오래 준비할수록 퇴화하듯 알갱이가 점점 작아진다. 나는 오랜 시간을 지나 작아지고 또 작아진 말들을 모으고 모아 뱉었다. 멋대가리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이 심심한 이 고백이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발언이라는 점에 그나마 위안을 얻으면서.
“하필…내가 제일 오래 좋아한 남자가 너라서.”
“…….”
“그래서 그랬다. 미안하다.”
...
그러니까.
“우리 그만 보자, 이제.”
히든 키워드 有
과거(학창시절)와 현재(29살)가 교차 됩니다.
*표지는 망치 독자님이(사진 제공:물결 독자님) 선물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06-05 23:36:24 업데이트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