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완벽하게 이별하는 방법
작가
솔탕
연재 링크
https://www.joara.com/book/1602574가장 고귀한 신분으로 태어났으나 나의 끝은 결국 보잘 것 없었다.
태어날 때부터 비틀려진 삶이었으니, 온전한 궤도 속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나는 오직 더 높은 권력을 갈망했다. 누구도 나를 함부로 밟지 못하게끔 모두가 우러러 볼 수 있는 자리에 군림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런 탐욕은 결국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모두 앗아가고 말았다.
사랑스러운 딸아이와 나를 사랑해주던 유일한 사내를.
아이의 죽음은 내게 닥쳐올 불행의 신호탄에 불과했다. 황제는 내 목에 기어코 올가미를 걸었고 서서히 그것을 옥죄어왔다. 모두가 나를 비정한 어미, 간악한 마녀로 몰아가는 와중에 내가 벗어날 재간은 없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데클란이 자신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 순간 일제히 멈추었다. 나를 유일하게 사랑해준 동시에 누구보다 나를 증오하던 사내는 나의 모든 죄를 짊어지고서 내 곁을 떠났다.
‘다음 생이 있다면 두 번 다시 마주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그 말만을 남긴 채.
그러니 나는 이번 생에서 만큼은 당신에게서 영영 멀어지려고 한다.
사랑하는 당신과 완전히 이별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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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unsplash
2022-06-05 23:36:37 업데이트 됨